伸永昌疏 再箚
癸丑 十一月 日
伏以臣聞朝紳이 方伏閤請按律罪니 此必爲 宗社長慮也와 爲討賊公義也와 爲後患拔本塞源之計也리다 臣雖至愚나 於此三者에 未嘗不深念而所以愛 殿下亦豈後於諸人也리오 竊見前古帝王處兄弟之變者컨데 自大舜周公으로 而至後世히 相望於史冊而聖學高明하시니 洞見事情이 自不待臣言贅也라 臣區區一得之見을 不得不盡於處變之日也라 嘗見周公之處三叔也에 管叔은 與武庚으로 同誅하고 蔡叔은 囚而叔은 降하니 均是兄弟어늘 曷嘗有厚薄於其間哉아 其罪有輕重自不得不爾也라 自今觀之컨데 誅之與囚降之分에 尤見聖人之權度精審而不差也라 於公議之極과 私情之盡에 亦見聖人之用心이 爲人倫之至也라 試而之事로 言之컨데 八歲穉童이 不知利害趨舍之所在하니 其不參逆謀 不獨聖敎丁寧而凡有氣者孰不知其必不然也리오 蔡은 身與其謀로대 猶有差等而從末減之하니 科則與謀而情輕者 與初不知逆謀之穉子로 又豈無差等之別乎아 殿下於戊申變逆之罪에 尙且待之以下死하고 終不加刑誅하시니 此實周公囚蔡降之意오 漢之廢長處蜀與赦不治誅黨與之故事也라 의 罪惡貫盈은 國人之所共며 天地之所不容이며 鬼神之所陰誅로대 惟 殿下念同氣之恩而終不加刑誅라 今는 穉少之子로 初無子之爭子推之過요 特匍匐入井之一赤子也라 殿下推 先王顧托之意하사 爲終始保存慮하시면 逈出百王之上하야 與大舜處象之盛美로 幷驅於天地間이 只在 聖明用變如何耳라 臣이 生逢 聖明之世하야 得見此無前之盛事以事卽臣感 聖明之恩이 與再生之로 何異也릿가 大抵必欲加法於者는 急於一時之勢利也오 臣之欲 殿下不殺不辜는 義理之當然也라 殿下以幷生之心으로 有孚於其間而猶復有不義不匿之跡有東征于隱之擧卽終豈得鮮段之誅乎아 慮他日未然之患而誅 目前不辜之同氣면 豈 殿下好生追孝之誠乎아 且聞其首發割恩論者 頗有昔日先唱全恩之說者云하니 是何厚於不道之而一何薄於非身犯之 耶아 此其心이 爲公乎아 爲私乎아 爲 殿下豈아 爲其身乎아 殿下豈不洞察其情也닛고.
엎드려 신(臣)이 듣자오니 조정제신(朝廷諸臣)이 바야흐로 합하(閤下)에 엎드려 법에 따라 를죄(罪)주자고 한다 하니 이는 반드시 종사(宗社)를 위한 장려(奬勵)요 역적(逆賊)을 토벌(討伐)하는 공의(公議)요 후환(後患)을 없애기 위하여 발본색원(拔本塞源)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신(臣)이 비록 지극히 어리석사오나 이 세가지에 일찌기 깊이 염려(念慮)하고, 전하(殿下)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찌 남보다 뒤지리오만 가만히 옛 제왕(帝王)들의 형제(兄弟)의 변에 대처(對處)하는 것을 보오니, 대순(大舜)과 주공(周公)으로부터 후세에 이르기까지 사책(史冊)에 서로 연하였고 전하의 학문 또한 고명 하시니, 어찌 신의 췌언(贅言)을 기다리겠습니까만 신의 구구(區區)한 일득지견( 一得之見)을 아뢰지 않을 수 없나이다.
일찌기 주공(周公)이 삼숙(三叔)에 대처(對處)할 적에, 관숙(菅叔)은 무경(武庚)과 함께 죽이고, 채숙(蔡叔)은 가두고, 곽숙(叔)은 강등(降等)시키니, 다 같은 형제이거늘 어찌 그 사이에 후(厚)하고 박(薄)함이 있으리오만 그 죄(罪) 가볍고 중함이 부득이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와서 볼 것 같 으면 죽이고 가두고 강등하는 구분(區分)이 성인(聖人)의 권도정심(權度精審)하심이 조금도 오차(吳差)가 없음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성인(聖人)의 마음 쓰심이 인륜(人倫)에 지극함에 볼 수 있나이다.
의 일로 말 할 것 같으면, 8세의 어린 아이가 이해(利害)와
추사(趨舍)의 길을 알지 못하고 그 역모(逆謀)에 불참하였음을 유독 성상(聖上)만
아시는 것이 아니라, 무릇 혈기(血氣)있는 자 누구인들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모르오리까!
채숙과 곽숙은 몸소 모의(謀議)에 참석했어도 오히려 차등(差等)을 두고, 끝내
감형(減刑)을 하였나니 참여하고도 정(情)이 가볍다 하고 용서하거늘, 하물며 애당초
알지도 못하는 어린 아이와 차등(差等)이 없으리까?
전하(殿下)께서 무신년(戊申年 의 역모에도 오히려 죽이지 아니하고 형벌(刑罰)을 가하지 아니 하였거늘, 이것이야 말로 주공(周公)이 채숙 곽숙을 가두고 강등시키는 뜻과 같은 것입니다.
의 죄악(罪惡)이 그릇에 가득하여, 나라안 사람들이,
다 원수(怨讐)로 여기고 하늘과 땅이 용서치 않을 것이며 귀신(鬼神)도 죽이고자
하였거늘, 오직 전하께서만 동기(同氣)의 은혜(恩惠)를 생각하시어 끝끝내 형주(刑誅)를
가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는 어린 아이로 처음부터 자두(子)의 다툼과 자추(子推)의 허물도
없습니다. 또한, 우물의 위험도 모르고 기어드는 한낱 적자(赤子)에 불과합니다.
전하께서 선왕의 고탁(顧託)하신 뜻을 받들어 종시보전(終始保全)하시와 백왕(百王)위에
우뚝 서신다면 대순(大舜)이 상(象)을 대처(對處)하는 아름다운 고사(故事)로 천지간에
함께 몰아가신다면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오직 성상(聖上)의 마음가짐에 달렸나이다.
신(臣)이 살아 성명(聖明)의 세상을 만나, 이 다시 없는 거룩한 일을 보고 죽는다면, 성명(聖明)의 은혜(恩惠)에 감읍(感泣)함이 재생(再生)의 로 더불어 무엇이 다르오리까. 대저 반드시 에게 법(法)을 가하고자 하는 자는 일시적인 세리(勢利)에 급급한 것이고, 신이 전하로 하여금 불고(不辜)한 사람을 죽이지 못하게 하고자 하는 것은 의리(義理)의 당연(當然)함입니다.
전하께서 병생(幷生)의 마음으로 그 사이에 처하신다면, 가 어찌 별다른 마음을 가지리까. 타일(他日)의 미연(未然)의 환(患)을 염려하여 목전(目前)에 불고(不辜)한 동기(同氣)를 죽인다면, 어찌 전하의 호생(好生)하심과 추효(追孝)의 정성(精誠)이라 하겠사옵니까. 또한 듣자하니 처음 할은론(割恩論)을 편자 자못 전일(前日)에 전은(全恩)을 주장한 자가 많다 하니, 이 어찌 부도(不道)한 에게는 후(厚)하고 신범(身犯)을 아니한 에게는 이다지도 야박하단 말입니까? 또한 그 마음이 공(公)을 위해서 입니까? 사(私)를 위해서 입니까? 전하를 위해서 입니까? 그 자신을 위해서입니까? 전하께서는 어찌 그 정(情)을 통찰(洞察)하시지 못하옵니까!
본 차자(箚子)는《광해군일기(光海君日記)》, 권(卷)72, 광해(光海)5년 11월 26일 경진(庚辰)에 상차(上箚)하였다는 기록(記錄)만 나오고, 내용은 의도적으로 누락되어 있다. 이른바 인조반정(人祖反正)후 <폐모살제(廢母殺弟)>란 근거없는 죄(罪)를 뒤집어 씌어 정인홍(鄭仁弘)을 처형한 서인(西人)들이 이 상소(上疏)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이다. 《광해군일기(光海君日記)권 57》,광해(光海) 4년 4월 29일 경신조(庚申條)와 5월 및 6월의 기사를 살펴보면 "이덕형(李德馨)이 인질(引疾)하여 물러난 것은 6월의 일이며, 대신(大臣)들이 백관(百官)을 이끌고 영창대군(永昌大君)의 안율(按律)·정죄(定罪)를 계(啓)한 것은 이미 5월에 수십 차 나타난다.《일사기문(逸史記聞)》(저자미상)에서는 이덕형(李德馨)이 백관(百官)을 거늘리고 편전(便殿)앞에서 영창(永昌)을 죽일 것을 청하였다고, 쓰고 있다. 이들 대신들은 정인홍과 곽재우의 <영창대군신원소(永昌大君伸寃疏)>가 있자 그들이 성급하게 그 처리문제를 논의한 것을 후회하였던 것이다. (《광해군일기》권 67, 5년 6월 무신(戊申)조.) 한편, 이항복(李恒福)도 <전일위영창사 즉상용(前日爲永昌死 則傷勇)> (《光海君日記》권2)라 하여 영창대군의 처단을 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정인홍은 본 신구소(伸救疏)에 앞서 6월과 10월 두차례 신구소(伸救疏)를 올린 바 있다. 그럼에도 서인(西人)들은 군사쿠테타까지 일으켜<폐모살제>라는 날조(捏造)된 죄목을 씌워, 88세 노인을 율(律)에도 없는 극형인 참형(斬刑)에 처하고는, 영창대군의 처단을 주장한 자는 반대했다 하고, 극력 반대한 사람은 주장했다 하고, 실록(實錄)조차 날조(捏造)하는 폭거(暴擧)를 저절렀다. 이제는 '미스터리'에 싸인 의문의 역사(歷史)의 실상(實相)을 본격적으로 분석해서, 열린 가슴으로 잃어버린 진정한 우리의 역사를 찾아내야만 한다. ◇ 정기철 주 ◇ 이 글의 내용은 본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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