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평]

吳二煥,《南冥學派 硏究》

孫   炳   旭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한국철학

  본서는 저자인 吳二煥 교수가 後記에서 밝히고 있듯이 그가 80년대 초 경상대학에 부임한 이후 근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남명학 관계 연구성과를 총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상·하 두 권으로 한 질을 이루고 있는데, 모두 1,0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이 가운데 상권은 모두 삼부로 구성되어 있고, 하권은 제 4부에 속한다.

  제 1부는 '남명의 사상'에 관한 것으로 모두 3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남명의 儒·道思想 비교연구'나 '南冥과 陸王學' 같은 것이 특히 눈길을 끈다.

  제 2부는 '17·18세기 『남명집』諸板本의 성립'에 관한 내용으로 모두 6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저자가 발굴하여 학계에 소개한 바 있는 『孤臺日錄』에 관한 글을 비롯하여 '來庵刊本', '壬戌本의 毁板', '釐正本의 성립' 등에 대해서 상세하게 논하고 있다. 여기에 수록된 글들은 남명학파의 성립과 변천과정을 시대별로 소상하게 알 수 있도록 역사적인 시각에서 그 동안 일반인들에게는 비교적 생소하였던 사건들과 인물들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남명학파에 관한 저자의 글 가운데서도 가장 독창적인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3부는 '附錄'으로서 '補論'의 형식을 취한 12편의 글과 '附表 1·2', '南冥學關係 旣刊文獻目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론이라고 해도 여기에는 '주말 나들이'(보론12)와 같은 가벼운 읽을거리도 있지만, 대부분은 논문 수준의 전문적인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南冥學關係 旣刊文獻目錄'은 남명학(학파) 연구자들과 앞으로 여기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서 요긴한 정보를 제공해 줄 자료들을 총망라하여 수록하고 있다. 여기서는 그 동안 성립되어온 여러 판본에 의거하여 간행된 『남명집』의 所在를 비롯하여 從遊人, 門人, 私淑人들의 문집은 물론이고 남명학(학파) 연구에 도움이 될 기타 자료 및 문집들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로 1960년대 이후 우리 학계에서 발표되어온 남명학(학파) 관련 제 문헌을 논문집, 단행본, 학위논문, 일반논문, 논설 순으로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제 4부에 속하는 하권은 日文과 中文으로 되어 있는데, 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을 비롯한 한 편의 논문 및 보론과 부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상권에서 소개된 내용으로서 주로 제 2부의 내용과 중복되고 있다. 하권은 저자의 연구성과를 외국(특히 日本과 中國)에 소개하려는 의도로 출간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그 동안 오랜 세월에 걸쳐서 남명학 연구에 전념하여 많은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이들 자료에 의거하여 질과 양 면에서 수준 있는 논문들을 잇달아 발표함으로써 남명학(학파) 연구의 토대를 놓는데 크게 기여한 학자로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출간은 저자의 경우 그 간의 연구성과를 중간 결산한다는 측면에서 뿐 아니라 이 분야 연구자들과 앞으로의 예비 연구자들에게 의미있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본서는 일반적으로 철학 전공자들이 쓴 책과는 약간 그 성격을 달리하는데, 이는 저자가 (동양)철학 전공자이면서도 역사적인 사실들의 인과관계를 추적하고 밝히는데 특별한 관심을 갖는 평소의 연구태도와 관련성이 있다고 본다. 이는 철학 전공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으로서 저자의 特長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철학사상 그 자체의 의미 탐구에 할애하는 지면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본서는 매우 전문적인 서적이면서도 가급적 일반 독자들도 읽기 쉽도록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예컨대, 인용문의 경우 우리 말로 번역된 인용문 끝부분에 괄호를 하여 原文(漢文)을 구두점과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원문과 번역문을 대조해 보기 편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본문 중에서 인용할 경우 인용된 번역문 뒤의 괄호 속에 원문을 넣어서 표기하는 것도 이러한 사례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제 3부 보론쪽에 가면 일부 글에서 원문을 그대로 인용문으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는 원문없이 번역문만 인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글의 형식에 속하는 사소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통일성을 기하였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더 지적한다면 日文과 中文으로 된 하권을 상권과 같이 간행하지 말고 따로이 간행했더라면 하는 점이다. 왜냐하면, 상권은 국내인들을 위한 저술이라면 하권은 외국인 특히 일본인들을 염두에 둔 저술의 성격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용이 중복되는 책을 단지 표기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한데 묶어 간행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본서의 출간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특히 저자의 남명학(학파) 관련 논문이 그 동안 꾸준하게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들 논문들을 함께 모아서 전체적인 체계를 갖추어 한 질의 책으로 출간함으로써 학계의 기대에 부응함은 물론이고 앞으로 보다 활발하게 이 분야의 연구를 촉진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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