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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학파의 학문관을
통해 본 오늘의 교육

채 휘 균
(영남대학교 학교교육연구소)

남명선생과 문인들의 학문관을 공부하면서 무엇보다 공부나 학문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과연 수십 년 하는 공부와 학문의 의미가 무엇인가? 남명선생이 말한 "물 뿌리고 청소하고 손님맞고 나아가고 물러나는 도리도 모르면서 高遠한 이론만 추구하는 경향" 은 오늘날 교육에서 여전히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남명학파의 실천 중심의 학문관이 오늘날 교육에 주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남명학파의 실천을 중시하는 학문경향은 남명 선생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탐구하는 것이 오묘한 이치에 도달하는 근본이 된다(究人事之下行 根天理之上達)" (≪南冥集≫, <源泉賦>)고 한 것에서 그 핵심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남명학파의 학문관을 요약하면 학문이란 개인 내면세계의 올바른 상태를 지향하고 아울러 개인과 외적 세계와의 올바른 관계형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학문관은 무엇보다 실제로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공부나 학문을 하는 것이 머리나 입과 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부나 학문의 최종적인 결과가 개인의 삶 속에서 실천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학문이 인간에게 가지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문을 통한 인간 삶의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인간 삶의 향상이란 학문을 통하여 개인 삶이 보다 가치 있는 상태로 변화되고, 개인이 살아가는 터전인 사회를 보다 나은 상태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학문이 인간 삶 속에서 실천되지 못한다면 학문을 하는 것과 개인 삶은 아무런 관련이 없게되는 것이다.

오늘날 교육의 상황은 학문을 개인 삶과 연결시켜서 추구하기보다는 이것과는 다른 목적과 관련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오늘날 입시를 위한 학교교육이나 사회진출을 강조하는 교육풍토에서 볼 때, 이러한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수십 년 하는 공부가 개인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입시나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되고 그 이후에는 크게 이용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부는 남명학파의 관점에서 볼 때 개인의 삶과 학문이 분리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점은 오늘의 교육현실에서 학과점수가 우수한 학생을 공부 잘하는 우수한 학생이라고 하는 경우나 이론적인 면이나 논리적인 면의 추구를 중시하는 학문 풍토에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의 교육현실에서 학생에 대한 평가는 우수한 학교 성적을 가지고 공부를 잘하거나 못한다고 평가하고 그 학생이 가정이나 사회, 교우관계에서 어떻게 실천하는가 하는 것은 공부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러한 교육현실과 학문 경향은 남명 선생과 문인들의 학문관을 통해서 볼 때 진정한 학문이나 공부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우수한 성적보다 가정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자기방 청소, 이부자리 정리, 작은 일이라도 이웃을 돕는 일, 좋은 친구가 되는 것 등이 더 중요한 공부가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오늘의 교육 현실이 문제라면 그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즉 학교교육의 내용이 개인이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 것과 관계가 없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 있어서는 학교 교육의 내용을 개인이 실제 삶을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것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남명학파의 경우 교육내용에서 핵심적인 것은 경과 의 공부를 통해 실제 생활에서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학교교육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학교교육 내용은 개인의 올바른 삶과 관련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잘못 다루어서 실제 삶과는 별개의 것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교육의 내용을 실제 삶에서 의미 있는 것이 되도록 다루는 방법이다. 이러한 점은 남명학파의 경우 來庵은 과거공부와 진정한 유학의 공부가 내용은 같지만 그것을 스스로에게 돌이켜 자신과 학문이 분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즉 시험을 위한 공부방법이 아니라 삶의 향상을 위한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공부에 대한 개념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공부를 학과점수, 논리적 표현, 이론의 탐구만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것을 통해 실제 생활에서 개인의 내·외적 삶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을 공부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명학파의 학문관에 의하면 공부라는 것은 이론적, 논리적 탐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바탕으로 개인의 삶이 실제로 가치있고 올바르게 향상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교육에서 아는 것은 많지만 실천은 미비하다는 우려는 단지 오늘날 교육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러한 문제는 남명 선생이 살던 시대에도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지식과 행위의 불일치 문제는 단지 학생들을 다그치거나 야단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공부와 학문에 대한 생각부터 공부와 학문을 하는 방법부터 새롭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남명학파의 학문에 대한 견해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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