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선배와 후배
-권순찬 이사장과 박유정 대표이사-

  남명학연구원 권순찬 이사장(72)과 향토기업인 (주)한보종합건설 박유정 대표이사(41)는 산청군 단성면과 산청읍 출신으로 고향 선후배 사이다.

  하지만 그 어느 지역보다도 아름다운 지리산 자락을 배경으로 나고 자랐다는 측면보다 오히려 남명정신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지역발전으로 승화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이들의 사이를 긴밀하게 하고 있다.

  『권 이사장님은 평생을 교육에 투신해 온 분으로 후배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고 본받을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스승이자 존경하는 선배입니다.』

  박대표이사는 먼저 문교부 장학·정책실장, 방통대 초대학장, 진주연암공전 학장 등을 역임하며 교육행정에 몸담아 왔고 현재 사단법인 남명학연구원의 이사장직을 맡기까지 권  이사장의 교육과 남명학에 대한 열성을 소개한다.

  『박 사장은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지역에서 기업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도 거금을 쾌척할 줄 아는 믿음직한 후배입니다.』

  권 이사장은 35년만에 고향에 내려와 남명학연구원을 운영하면서 남명학관 건립에 남성당 한약방 김장하씨와 함께 25억원을 지원하는 등 이윤의 사회환원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동지를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만나자마자 가장 먼저 남명정신을 어떻게 올바르게 이어받고 널리 알릴 것인가가 주된 얘깃거리가 된다.

 이같은 노력으로 남명학관 건립이 설계변경을 거쳐 내년 완공예정으로 추진 중이고, 산청 덕산의 남명사적지를 개발하는 사업이 문화체육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화 될 예정이다.

  그동안 남명학이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못해 남명학연구원과 경상대 남명학연구소가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내면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 와, 이제는 남명정신이 교육·학문·사회·정치 등 제반분야에서 새로운 가치관으로 부각되어 왔다.

  권 이사장은 『이제는 내면적인 연구보다는 사람들이 남명정신을 눈으로 확인하고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외형화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박 대표이사도 『물질문명에 찌든 시민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선배가 학문적·교육적 측면에서 정신을 일깨우고 방향을 제시하면, 후배가 이를 뒤따르며 물심양면으로 돕는 모습은 아름답고도 인상적이다. 문교행정에 평생을 바쳐온 권이사장은 「행정도 일종의 경영」이라며 향토기업이 해야할 도리와 역할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최근 산청의 둔철골프장 건설 시공업자로 (주)한보종합건설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권 이사장은 『주민들과 환경운동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최대한 자연을 보존하는 측면에서의 개발의 필요성을 이해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관광개발을 위해서는 관광자원, 관광시설, 서비스정신 등 3가지가 필요한데 우리지역의 경우 관광자원은 빼어나지만 이를 적절히 개발하는 시설과 서비스 측면은 전무한 상태여서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면서 딸이 살고 있는 미국 보스톤의 경우 아파트와 상수원인 후레쉬 폰드 사이에 골프장이 들어서 있는 사례와 무농약 골프장 운영의 사례를 들려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 대표이사도 『나와 내 자식까지도 진주에서 살아갈 것인데, 만약 농약이 상수원에 유입된다면 제가 먼저 이 사업을 포기할 것』이라며, 사업자가 아니라 최대한 주민과 환경운동가들의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선·후배 사이에서는 지난 95년 열반한 산청 출신 성철스님도 공동 관심사의 하나인데, 권이사장은 요즘 일본의 불교신문에 성철스님에 관한 기고문을 청탁받아 싣는 등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기업인의 양심이 성공적인 경영 여부를 평가하는 기본적인 신념과 척도가 될 것」이라며, 독실한 불교신자로서 사회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라는 선배의 충고는 부드러우면서 날카롭다.

  또 이를 토를 달거나 별다른 대꾸없이 스승을 떠 받들듯 수걱수걱 받아들이는 후배의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경진신문 4월 21일자에서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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