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몸소 실천을 위한 것이어야

鄭 宰 明
(대구 영남정형외과의원 원장)

내가 좋아하는 분들 중에서 남명선생을 스승으로 삼아 가슴에 모시어 마음을 깨치고 몸을 닦아 자기의 세계를 이루어 가는 이가 있다. 나이는 나보다 한참이나 아래이지만 만나면 그 나이란 것은 저절로 잊어버리게 된다. 평소에도 사물을 대하거나 생각하는 바에 있어 의연하고 진취적이며 태도나 처신이 단정하고 이치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요즘의 젊은 사람 같지 않아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하며 무척이나 궁금해 하며 원래 천성이 저런가 보다 하였다. 그러나 차츰 더 잘 알게 되니 그게 아니었다. 가슴속에 모신 스승의 말없는 가르침의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에 따른 끊임없는 내적 성찰과 자기 수련이 있었으며 부단한 노력 중에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런 남명선생의 후세 제자(?) 덕택에 경상우도의 남명, 좌도의 퇴계 정도로만 알았던 비참한 지식 수준에 머물고 있던 내가 『대학』의 한 구절이라도 외우게 되었다. 또 남명선생에 대해서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어 장중한 지리산과 우뚝한 천왕봉의 이미지로 가슴에 새겨지게 되었다.(물론 아직은 앎이 얕아서 거의 구름이 낀 상태이다.)

내가 아는 한 천왕봉과 같은 선생의 인품은 협소하거나 이기적이지 않으며, 높은 기상을 지니고 있으나 관념적이지 않고 행동에는 거침이 없었다. 또 민초들의 고통에 괴로워 하였으며 더욱이 국난 극복에 중심이 되는 선비들을 길러 내었으니, 이 모든 것은 이 시대에서도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나라 사람치고 천왕봉의 기상을 우러러보지 않는 이 누구 있으며, 지리산의 넉넉한 품을 그리워하지 않는 자 어디 있으랴. 특히나 지금과 같은 시절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정치가가 제 할 일을 하고 있으며 교회나 사찰이 자기 임무에 충실한가? 또 학교의 교육은 제대로 되고 있는가? 모든 것은 왜곡된 구조 속에서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또 보편적 가치와 진리나 이념은 이미 사라지고 오직 욕망의 충족만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허무와 해체의 시대에서 지식이나 애정까지도 팔아먹는 썩은 냄새 나는 부패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있어서 지리산 아니 남명선생은 우리에게 어떻게 와 닿고 있을까? 그 가르침이 실천된다면 이 시대가 과연 이러할까? 그 가르침의 골수를 얻고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말할 필요없이 지금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시대에도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행동하는 지식인이 되겠지만 그 수효가 너무 적은 것이라 여겨진다.

나 자신을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명선생의 진면목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물론 과거보다 남명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깊어졌지만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간에 일반에게는 아직도 생소한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일반인의 접근과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대중교육 기회의 확대와 다양한 매체의 이용도 남명선생의 가르침을 알리는 방법이 되리라 믿는다. 물론 현대적인 재해석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몸소 실천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지리산 천왕봉이 아무리 빼어난 기상을 지니고 웅장하다고 선전하더라도 실제로 오르지 않으면 모든 것이 공허하다. 예나 지금이나 썩어빠진 선비들이 하던 것이 바로 그것이 아니겠나? 앞으로 많은 기대를 해 본다.

☆ ★ ☆ ★ ☆ ★


 g_home2.gif